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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 전문가 제품, 편집 매장서도 팔리네 … 미용실, 전문성만이 살 길
  • 최은혜
  • 승인 2020.06.11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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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 편집 매장의 등장으로 판매 범위를 넓힌 프로페셔널 헤어브랜드와 이를 바라보는 미용실.

 

"살롱에서 쓰는 제품의 우수성보다는 관리 시스템 혹은 전문가(디자이너)의 기술이 더욱 중요한 것이다. 내가 사용하는 염색약이 무엇인지 보다는 염색의 디자인(옴브레, 발레아쥬 등)을 어필해야 한다" 양건 원장(블랭크유), 이미지 shutterstock

최근 몇 년간 뷰티 제품 쇼핑의 판도를 바꾼 H&B 스토어 형태의 화장품 편집 매장은 단일 브랜드의 쇠퇴와 맞물리며 백화점 내 유통만 고수하던 브랜드까지 로드숍으로 끌어올 만큼 성공을 거두었다. 이런 성공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뷰티 편집매장 세포라도 작년에 한국에 진출해 이슈가 되었다. 이전부터 온라인 숍의 발달로 소비자들은 거의 모든 제품의 구매가 가능해지고 고급 브랜드 구매의 문턱이 낮아졌으며 ‘체험형’ 구매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

 

오픈서베이의 <2019년 H&B 스토어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응답자(국내 남녀1500명 대상)의 오프라인 쇼핑 채널 순위에서 편의점, 대형마트, 라이프스타일숍 등에 이어 H&B 스토어가 6위를 차지했는데, 특히 20대의 이용률은 편의점,대형마트, 라이프스타일 숍에 이어 4번째였다. 구매율을 보면 헤어 케어 제품이전년(2018년)보다 구매가 13.8% 증가해 립, 클렌징, 팩·마스크팩, 기초 화장품에 이어 5위를 차지했다.

 

이런 배경은 비단 화장품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국내외 유명 헤어 브랜드까지 화장품 편집 매장으로의 진출이 늘었다. 폭발적인 숫자는 아니지만 프로페셔널헤어 제품의 온라인 유통 확대에 대한 불안이 오프라인으로 이어지고 있다.

 

“살롱 전문 제품이 지속적으로 외부를 통해 일반 소비자에게 판매되면서 살롱의 입장이 상당히 곤란해졌어요. D2C(소비자 직접 판매, Direct to Consumer) 유통을 통해 살롱에 입고가로 판매하다 보니 점점 살롱과 유통사 간의 신뢰가 멀어져 개인(살롱)이 직접 개발, 론칭해서 판매하는 제품이 늘어났어요. 이는 살롱과 유통사 간의 신뢰가 깨져버린 결과라고 봅니다.”

 

더퍼스트뷰티그룹 고구원 대표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우려를 나타났다. 요즘은 대놓고 유통사에서 살롱에 원하는 제품을 생산해 줄테니 의뢰하라는 제안이 늘었다는 것이다.

 

고 대표는 유통사(제품사)는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선택이겠지만 결과는 믿을만한 살롱 거래처는 놓치고 살롱은 살롱대로 살아남기 위해(점판 메뉴) 자체 브랜드를 론칭함으로써 결국 살롱도 제품 개발에 대한 리스크를 안게 됐다고 설명한다.

 

“살롱과 유통사는 하나의 팀으로 가야 한다고 봅니다. 유통(제품)사는 제품의 연구개발로 살롱에 서포트하고 살롱은 그것을 고객에게 홍보, 판매, 영업함으로써 미용시장 경제가 이뤄지죠. 특히 제품 회사는 실제 살롱에서 필요로 하는 부분을 주기적으로 피드백 받아서 제품을 개발한다면 훨씬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블랭크유 양건 원장은 더 이상 미용실 전용 제품은 의미가 없다고 말한다.

 

“전에도 <그라피>를 통해 전문 브랜드 염색약의 온라인 유통과 소비자가 직접 구매할 수 있는 구조에 대해서 이야기한 적이 있었습니다. 유통 업체는 미용실에 팔든 온라인으로 팔던 매출만 올리면 되니 굳이 미용실에만 제품을 유통할 필요는 없겠죠. 실제로 미용실 전문 클리닉 제품도 온라인에서 판매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미용실에서 특정 제품으로 광고를 하면 과거에는 고객이 직접 해당 미용실에 방문해서 제품을 구매 혹은 관리를 받았지만, 지금은 해당 제품을 온라인으로 구매해 셀프로 하는 경우가 많죠. 앞으로 이런 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입니다.”

 

양건 원장은 미용실은 이제 특정 제품으로 어필하기보다는 ‘시술의 전문성’을 강조해야 한다고 전한다. 살롱에서 쓰는 제품의 우수성보다는 관리 시스템 혹은 전문가(디자이너)의 기술이 더욱 중요한 것이다. 내가 사용하는 염색약이 무엇인지 보다는 염색의 디자인(옴브레, 발레아쥬 등)을 어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런 현상은 미국도 비슷한지 살롱 외 유통은 일절 하지 않는 코티(COTE) 프로페셔널의 브랜트 골든 대표는 한국 진출을 기념해 작년 <그라피>와 가진 인터뷰에서 미국 사례를 들며 “많은 브랜드가 앞에서 전문 살롱에만 판매된다고 하면서 뒤로는 다른 채널로 판매를 하며 약속을 어겼고 거의 모든 전문 제품을 식료품점과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

 

“소비자들의 홈 케어를 위한 제품은 더욱 쏟아질 것입니다. 미용실에서 이에 대적할 경쟁력도 없는 상황이라면 현재로서는 살롱 브랜딩과 시술의 전문성만이 가장 빠른 대안이겠죠.”(블랭크유 양건 원장) 

 

에디터 최은혜(beautygraph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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