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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버스처럼 도전할 겁니다. 후배들에게 길을 터줘야죠" 메이븐 바이 범호 '범호' 원장 ②
  • 이수지 에디터
  • 승인 2020.06.12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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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호 원장
원장님 이야기도 들어보고 싶어요. 미용을 막 시작한 ‘97년도의 나’는 ‘지금의 나’를 예상했을까요? 
이 일을 계속 열심히 하고 있을거라는 건 예상했어요. 하지만 미용 시장 규모가 이렇게까지 커질 줄은 몰랐어요. 그때는 숍에서 일하거나 강사로 일하는 선택만 있었다면, 지금은 방송을 하거나 헤어 제품으로 수천만원의 수익을 올릴 수도 있어요. 남들 다 하는 건 하고 싶지 않아요. 헤어 디자이너는 기본이고 새로운 게 보이면 콜롬버스처럼 도전할 생각입니다.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계속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자기 계발에도 많이 투자할 것 같아요. 
미용 경력 20년 차인 마흔을 기점으로 많이 달라졌어요. 나의 다음 사람을 만들기 위해 더 열심히 공부하게 됐어요. 인간문화재는 결국 사라지잖아요. 제가 은퇴하면 제 고객은 누군가를 찾아서 또 헤매게 됩니다 감성의 차이는 있겠지만 기술을 정리해둬서 이런 불편함을 줄이고 싶어요.
 
후배 양성은 어떻게 하나요? 
우리 살롱에서는 금요일마다 자신이 잘하는 걸 보여주는 시간을 가집니다. 벌써 한바퀴 다 돌아서 이제는 자신 없는 부분을 조사해서 진행해보려고 합니다. 이렇게 살롱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끼리는 서로가 뭘 잘하는지 파악하고 공유해야 해요. 또, 자신이 못하는 걸 드러내 기술에 대한 교육과 조언을 들으며 성장해야 합니다. 여기서 일하는 사람만 얻을 수 있는 혜택이라고 볼 수 있어요. 
 
고객들에겐 어떻게 하세요? 원장님에게 고객이란? 
고객에게 감정이입을 많이 합니다. 이 사람처럼 탈모가 심하면 어땠을까 등 빗대어서 많이 생각합니다. 또, 제가 한 머리에 대해서 고객이 만족할 때까지 A/S를 합니다. 조금이라도 부족했거나 고객 표정에서 불만족을 느꼈을 땐 꿈을 꿀 정도로 압박을 느껴요. 며칠 있다가 도저히 못 참고 연락을 드린 적도 있어요. 오래된 친구처럼 쌓이고 쌓이는 거라 생각합니다. 신규 고객 수는 중요하지 않아요. 한 달에 한 명이 와도 그 사람이 저를 몇 년째 찾는 고객이면 좋겠습니다.
 
원장님이 추구하는 헤어스타일은 어떤가요? 
고객의 특징에 따라 다른 머리를 해요. 같은 단발 사진을 가져와도 사람마다 특징이 있어 그 포인트를 찾는 걸 좋아합니다. 요즘 펌 이름이 많은데 저는 펌 이름은 잘 몰라요. 고객이 원하는 느낌으로 해주고 그 펌 이름에 고객의 이름을 붙입니다. 똑같이 찍어내는 것은 옛날 방식이라고 생각해요. 머리는 너무 예쁜데 그 사람과 어울리지 않는다면 큰 문제겠죠.
 
가장 오래된 고객이 궁금합니다. 
제가 정식 디자이너가 되기 전부터 머리를 맡기셨던 분들이 있습니다. 잡지 촬영 때 만났던 아역 배우들은 벌써 20대가 되었어요. 배우 황정민 씨는 제게 커트를 맡긴 첫 연예인이었습니다. 최선을 다하다 보니 커트하는 데 1시간 30분이나 걸렸던 기억이 납니다.
 
20년 넘게 쉼 없이 달려왔잖아요. 피로는 어떻게 이겨내세요?
박카스. 저는 항상 피곤할 때마다 박카스를 마십니다. 지금도 제 방에 박카스가 한 박스 있습니다. 제가 박카스를 마시면 힘들구나 생각하시면 됩니다. (일동웃음)
 
스스로의 인생에 점수를 매기자면? 
점수는 내가 죽을 때 다른 사람들이 매겨준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점수를 매기자면 51점 정도? 아직 100점짜리 그릇도 만들지 못한걸요.
 
요즘 관심사는요? 
당연히 저희 살롱의 성장입니다. 고객에게 알려지는 건 두 번째고, 미용인들이 제일 선호하는 미용실이 됐으면 좋겠어요. 한번쯤 일해보고 싶은 살롱, ‘성장하려면 가야 하는 곳’처럼 되는 것입니다.
 
소문자 n과 따옴포가 인상적인 메이븐 바이 범호 로고
에디터 이수지(beautygraphy@naver.com) 포토그래퍼 윤채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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