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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 없이 루프탑에 7년, 홍대 헤어살롱 136524유니크 
  • 최은혜
  • 승인 2020.06.17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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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 없이 건물 옥상에 위치한 미용실 136524유니크. 미용실 입지로는 최악의 조건이라고 생각하겠지만 프라이빗한 공간과 서비스로 입소문을 타며 나만 알고 싶은 미용실로 사랑받고 있다. 미용이라는 틀을 벗어나 진정성 있는 브랜드를 추구하는 김경준 원장을 만났다.
 
[김경준 원장의 살롱워크]
요금: 커트 55,000원~, 펌 250,000~, 뿌리 염색
120,000원~, 전체 염색 250,000원.
고정 고객: 700~800명(해외 고객 포함).
남녀 고객 비율: 여성 고객만 100%
1일 평균 고객 수: 고객에게 집중하기 위해 하루 9명 이상 시술하지 않는다. 펌의 경우 하루 2명 이상은 하지 않는다.
고정 고객 특징: 평일 고객은 시간이 자유로운 전문직, 사업하는 고객이 많다. 주말과 평일 매출이 비슷한 편.
건물 제일 높은 곳에 살롱을 오픈하고 간판 없이 7년을 운영한 점이 인상적입니다. 내 고객만 하고 싶었고 독립적인 느낌, 아무나못 들어오는 미용실을 만들고 싶어 간판도 달지 않고 장소도 루프탑으로 골랐어요. 여기서 7년을 했어도 건물 주차 관계자 빼고는 미용실인 줄 아는 분이 거의 없을 거예요. 처음 방문하는 소개 고객에게는 간판이 없고 찾기가 어렵다는 점을 사전에 꼭 안내하고요.
 
예약은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100% 예약제이고, 15분 늦으면 자동으로 예약이 취소돼요. 선금을 받고 있는데, 커트 비용은 예약시 모두 받고 펌, 염색도 기본 금액은 받아요. 선금을 1만원, 2만원 받는 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요. 커트 고객 1명당 1시간에서 50분을 쓰는데, 그 시간에 내가 벌어들일 수 있는 수익이 있죠. 여기에 1만원, 2만원 받으면 마이너스부터 시작하는 느낌이에요. 그래도 20년 경력인데 나의 값어치를 확실히 인정받고 관리하는 이 방법이 저는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선례가 있었다면 좋았을텐데 시행착오도 많이 겪고 싸가지 없다며 오해도 많이 받았어요. 그런데 사람은 비슷한 사람끼리 만나게 되더라고요. 제 고객들도 저와 같은 성향이라 잘 이해해요. 재미있는 건 이곳이 좋다고 주변에 소개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숨기려고 하는 고객도 있어요. 나만 알고 싶은 곳처럼요.
 
<136524유니크>
위치: 서울 마포구 서교동.
오픈: 2014년.
평수: 28평.
직원 수: 1명, 인턴2명.
136524 뜻: 1년 365일 24시간.
살롱 콘셉트: 한 사람 만을 위한 디자인 공간. 프라이빗한 일대일 1인 미용실.
살롱 대표 메뉴: 펌, 염색(탈색, 두피 케어 없음).
아무래도 경쟁이 심해서겠죠? 자기가 누군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예쁜 모델에게 공짜로 머리를 해준다며 DM을 보내고 사진을 찍어 올린다고 해서 득이 되는 사람은 1% 미만이에요. 젊은 여성뿐만 아니라 70~80대의 어르신, 몸이 불편한 고객, 어린이 등 고객은 다양하거든요. 타깃이 좁아지다 보니 나머지 고객은 1%를 위한 들러리밖에 안 돼요. 예쁜 모델만 시술해서 인스타그램에 홍보한다면 제 고정 고객은 대부분 떨어질 거예요. 그리고 후배에게 들어보니 블로그나 인스타그램을 보고 오면 30% 할인하는 이벤트도 많이 하더라고요. 그 고객이 재방문해도 그만큼 할인해준 다고 하더라고요. 이건 기존 고객을 무시하는 행위라 생각해요. 미용사는 평생 신규 고객만 볼 순 없어요. 30대 초중반이 되면 자연스레 후배 미용사들에게 자리를 내어주게 되므로 자기 고객이 있어야 해요.
 
고객 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나요? 맥(MAC) 캘린더, 네이버 메모 등을 활용해요. 연락은 문자로만 하고요. 고객을 너무 가까이 하려하면 오히려 멀어진다고 생각해요. 예전에 제 스승님도 고객에게 너무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보다 날 궁금해하게 만들라고 하셨어요. 슈퍼에 가더라도 쇼핑백을 들고 가라, 내가 뭘 샀는지 보여주지 말라면서요. 그땐 몰랐는데 지금은 알 것 같아요.
 
136524유니크
루프탑 테라스에 마련된 정원. 김경준 원장이 직접 가꾼다.
1인숍, 고정 고객으로 미용실을 운영하고 싶은 분들도 있는데 조언한다면요? 종종 살롱에 대해 궁금해하는 분들에게 연락이 와요. “나도 간판 없이 할 거다. 그러면 잘되느냐”라고 묻는 분도 있었죠. 저는 아무나 들어올 수 없는 미용실을 만들고 싶었으니 애초에 간판이 필요 없었죠.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한다면 같이 고민하겠는데 그건 아니잖아요. 간혹 경력이 오래되었음에도 아직도 펌제는 이게 좋아, 염색제는 저게 좋아 하는 이들이 있어요. 본능적으로 알게 되는 부분인데 아직까지 이게 좋아? 저게 좋아? 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지금 시대가 어떻게 흘러가고 어떤 아티스트가 나오고 있는지 등을 이야기하는 게 맞지 않나 싶어요. 자기 관리 철저히 잘하고, 대중을 대상으로 예술을 하는 사람은 많이 보는 만큼 좋은 결과를 만들어요.
미용만 보지 말고 다양한 장르를 접했으면 좋겠어요. 미용이 20%라면, 80%는 대중 예술이나 심리학 책도 보고요. 하지만 너무 예술가적인 성향을 비추면 고객이 거부감을 느낄 수 있어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트렌디한 컬러를 하지 크리에이티브한 머리를 원하지 않아요. 그 시대의 트렌드를 잘 보여줄 수 있는 건 뮤직비디오라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2020년 5월에 나온 뮤직비디오에는 세트, 조명, 메이크업, 헤어, 옷 등 요즘 유행하는 모든 것이 다 들어가거든요.
 
기술과 지식을 위해 스스로 공부하거나 노력하는 부분이 있나요? 핫 플레이스를 한 달에 몇 번씩 가요. 지금 시대에 가장 힙하고 핫한 곳에 가서 그곳에 오는 고객들을 보는 게 제일 좋은 공부가 돼요. 거기 오는 고객들이 핫하고 트렌디한 사람들이거든요. 핫 플레이스에 가서 남녀 불문하고 ‘저 여자 멋지다’라고 한다면 공통점이 있어요. 대부분 앞머리가 없어요. 앞머리는 예쁘장하고 귀여운건 연출이 가능하지만 관능적인 느낌을 주긴 힘들어요. 힙하고 핫한 사람들의 룩을 보면 관능적인 오라가 있는데, 대부분 펌이나 웨이브 등의 형태 없이 커트나 컬러로 포인트만 줘요. 고객에게도 예쁜 머리, 예쁜 스타일보다 섹시함이 가미된 스타일이라고 하면 관심을 가져요. 남녀 모두 섹시하고 싶어 하는 욕망이 있고 그건 본능인 것 같아요. 그래서 피트니스 시장도 성장했다고 생각해요.
 
추천하고 싶은 핫 플레이스가 있나요? 딱 잘라 몇 군데 말하기가 애매하네요. 대신 미용 분야와 전혀 다르고 올바른 운영 방식이라 느껴지는 곳을 말해볼게요. 첫 번째는 일본 오모테산도의 마메야커피(COFFE MAMEYA)예요. 제가 그곳을 가보고 충격을 받아 커피숍을 오픈했어요. 고객을 대하는 태도가 정말 남다른데, 5평도 안 되는 공간에서 고객을 일대일로 응대하면서 고객의 취향을 듣고 원두를 골라줘요. 내부도 심플하고 의자도 없고 직원 모두 영어에 능통해요. 웨이팅이 많더라도 직원들이 절대 서두르지 않아요. 뭔가 전문가다운 포스가 강하죠.
그들의 고객 응대를 보면서 미용인들도 겉모습을 치장하기보다 고객에게 전문가적인 면을 보여줄 수 있도록 연마해야 한다는 걸 느꼈어요. “어떤 스타일이 잘 팔릴까?” “어떤 사진을 올려야 호응이 좋을까?”가 아니라 말 한마디, 남다른 접객, 전문가의 면모를 보여줘야 재방과 고정 고객이 늘어난다고 생각해요. 또 하나는 제주도의 카페인 ‘협재식물원’ 이에요. 협재식물원은 직접 블렌딩한 다양한 차를 판매하고 한번에 입장 가능한 고객도 한정되어 있다고 해요. 
 
김경준 원장의 성공 비결 3
1. 고객을 친구나 가족으로 생각하는 것.
2. 상담할 때 1년 콘셉트를 정해주고 고객과 계획을 공유한다. 고객의 80%는 머리를 숙이는 직업이다. 고객과 충분히 대화한 후 플랜을 세운다.
3. 정신 건강, 몸 건강, 시간 관리, 시간 약속. 이런 건 기본이다.
미용 철학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정신 건강, 몸 건강을 지키는 것이에요. 두 가지가 부족하면 고객에게 제대로 된 메시지와 에너지를 줄 수 없으니까요. 미용을 하면서 허리 디스크가 생기고 무릎이 안 좋아졌어요. 교육도 제대로 없던 시절 미용을 배웠고 과정보다 결과물에만 급급해서 자세가 많이 망가졌어요. 아무리 수술과 치료를 받아도 습관적인 자세가 나오니까 운동으로밖에 치유가 안되더라고요.
 
롤모델이 있나요? 가수 윤종신 씨의 말 센스나 철학, 마인드가 좋아요. 일본 패션 브랜드 빔스(BEAMS: 다양한 로고와 그래픽을프린팅한 티셔츠부터 패션, 액세서리, 잡화 등을 판매하는 셀렉트숍. 셀렉트 숍이 지금처럼 많지 않던 1976년 처음 문을 열어 현재까지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의 진정성이나 배달의 민족도 배울 점이 많고요.
 
앞으로의 계획은 어떤가요? 건강하고 오래 자기관리를 하며 일하고 싶어요. 몸이 안 좋고 감정 기복이 있으면 정확한 시술이 어려우니까요. 살롱을 늘리는 건 2~3년 내로 보고 있어요. 당장은 직원을 두기보다 전문가들과 일하고 싶어요. 전문가가 모여 집단이되면 파급력이 크니까요. PD, 메이크업, 사진 하는 친구와 협업해 재미있는 작업을 해보려 해요. 
 
어반트라이브02.32 하이드레이트 인피니티 리브인마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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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링에는 로레알 에르네뜨스프레이를 써요. 어반트라이브02.32 하이드레이트 인피니티 리브인마스크는 7년째 사용 중입니다.염색약은 로레알과 밀본 제품을 쓰는데각각의 강점이 강하고 서로 보완해주기 때문이죠.
 
* 김경준 원장의 더 자세한 인터뷰는 <그라피> 6월호에서 만나보세요.
 
에디터 최은혜(beautygraphy@nave.rocm) 포토그래퍼 윤채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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