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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 ‘안방 싸움’에서 J-뷰티에 완승
  • 김도현 에디터
  • 승인 2020.07.03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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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픽사베이
사진 : 픽사베이
우리나라 화장품이 가장 많이 수출되는 나라는 중국이다. 한한령(限韓令, 한류금지령)이 족쇄가 되고 현지 브랜드가 치고 올라오면서 다소의 실적 기복은 있었으나 중국은 수년째 ‘K-뷰티’의 최대 텃밭이다. 2위 또한 1위만큼이나 붙박이다. 세계 중개무역의 중심지이자 대(對)중국 우회 수출로인 홍콩이 그 주인공이다.
 
우리나라 화장품 수출실적에서 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65.9%, 2016년 67.4%, 2017년 63.8%, 2018년 63.4%, 2019년 61.1%로 절대적이다. 대체로 중국이 40% 내외, 홍콩이 20% 내외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형세가 몇 년째 유지됐다.
 
해당 기간 3위는 미국인데 점유율이 8~9%대라 2위와 적잖은 차이가 난다. 중화권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우려와 함께 업계 안팎에선 수출 다각화를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그래도 ‘1위 중국, 2위 홍콩’의 구도는 깨지지 않을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올해는 상황이 심상치 않다. 2위 자리의 교체가 유력해 보인다. 그것도 3위 미국이 아닌 4위였던 일본이 급속히 부상하고 있다.
 
‘K-뷰티’의 새로운 텃밭으로 떠오른 일본
 
2016년 우리나라 화장품 수출실적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4.4%에 지나지 않았다. 2017년과 2018년에도 일본으로의 수출액이 늘긴 했지만 전체 수출액도 함께 증가하면서 점유율이 각각 4.6%와 4.8%에 머물렀다.
 
2019년엔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이 6.2%까지 올라갔다. 수출액이 늘기도 했거니와 격렬한 민주화 시위가 벌어지면서 경제활동이 위축된 홍콩으로의 수출액이 크게 줄고 대미국 수출액도 소폭 감소한 영향까지 받았다. 그래도 순위가 4위인 점은 변화가 없었다.
 
2020년 들어선 상황이 좀 더 역동적이다. 올해 1월 우리나라 화장품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1.0% 증가했다. 전체 수출액이 제자리걸음 하는 사이 일본으로의 화장품 수출액은 13.1% 증가하면서 그 비중이 8.2%로 상승했다. 반면 미국으로의 수출액은 19.6% 역신장하고 점유율이 8.0%로 떨어지면서 미국과 일본의 순위가 바뀌었다.
 
2월에는 전체 수출액이 13.0% 증가한 가운데 일본으로의 수출실적이 60.6%나 급증했다. 일본의 점유율은 7.3%로 미국(6.8%)과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 3월 또한 일본으로의 수출액이 60.0%나 늘었다. 다만 해당 월엔 전체 수출액 성장률도 30.6%에 달해 일본의 비중은 7.2%로 전월 대비 소폭 감소했다. 그래도 4위 미국과의 차이가 1%p로 더 늘었다.
 
백미는 4월이다. 4월 화장품 전체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1.5% 감소했는데 대일본 실적은 무려 103.0% 증가했다. 일본의 점유율은 단숨에 11.4%로 상승했고 마침내 홍콩을 제치고 우리나라의 2위 화장품 수출국에 올랐다.
 
* 단위: 천 달러,% * 자료: 대한화장품협회'3차 한류'와 함께 일본으로의 한국산 화장품 수출액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양국 간 정치적·경제적 갈등이 격화된 지난해에도 우리나라의 대(對)일본 화장품 수출액은 전년 대비 33% 가까이 증가했으며 올해 들어선 더욱 가파르게 늘고 있다. 올해 일본은 홍콩, 미국을 제치고 국내 화장품 수출 2위 시장이 될 가능성이 유력해 보인다.
* 단위: 천 달러,% * 자료: 대한화장품협회

'3차 한류'와 함께 일본으로의 한국산 화장품 수출액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양국 간 정치적·경제적 갈등이 격화된 지난해에도 우리나라의 대(對)일본 화장품 수출액은 전년 대비 33% 가까이 증가했으며 올해 들어선 더욱 가파르게 늘고 있다. 올해 일본은 홍콩, 미국을 제치고 국내 화장품 수출 2위 시장이 될 가능성이 유력해 보인다.
일본의 한국 화장품 수입액, 미국보다 커져
 
일본 입장에서 본 통계에서도 ‘K-뷰티’의 위력이 나타나고 있다. 일본 수입 화장품 시장에서 비중이 가장 큰 나라는 프랑스다. 뷰티 강국 프랑스의 일본 화장품 수입액 점유율은 2017년 33.6%, 2018년 33.8%, 2019년 34.0%로 압도적이다.
 
미국은 2017년 20.0%, 2018년 17.6%의 점유율로 2위를 차지했는데 17.0%의 비중을 점한 2019년엔 순위가 3위로 내려앉았다. 미국을 끌어내리고 2위에 오른 나라는 한국이다. 한국의 점유율은 2017년 13.9%, 2018년 16.2%, 2019년 18.9%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선 성장 폭이 전에 없이 가파르다. 1월과 2월의 점유율은 17.7%와 16.4%로 다소 부진한 듯했으나 3월과 4월에는 각각 28.0%, 24.8%로 급반등한 것이다. 1월부터 4월까지의 누적 점유율은 26.9%로 올해 일본에 두 번째로 많은 화장품을 수출하는 나라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반면 일본산 화장품의 한국 수출은 전에 없는 침체기에 있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불거진 지난해 우리나라의 일본 화장품 수입액은 2억765만 달러 규모로 전년의 2억5,606만 달러에 비해 18.9% 줄었다. 그 여파는 올해 들어서도 계속되고 있다. 올 1월 수입액은 지난해 같은 월에 비해 33.1% 감소했고 2월엔 2.5%, 3월엔 46.0%, 4월엔 35.4%가 줄며 역신장 행보 중이다.
 
* 단위: 백만 달러, % * 자료: World Trade Atlas(2020.5.29.), KOTRA 오사카무역관일본의 화장품 수입 통계에서도 'K-뷰티'의 강세가 확인된다. 일본의 국가별 화장품 수입 실적에서 한국은 2018년까지 프랑스, 미국에 이은 3위였다. 그러나 지난해 미국을 제치고 두 번째 자리에 올랐고 올해는 2위 자리를 보다 확고히 굳히고 있다.
* 단위: 백만 달러, % * 자료: World Trade Atlas(2020.5.29.), KOTRA 오사카무역관

일본의 화장품 수입 통계에서도 'K-뷰티'의 강세가 확인된다. 일본의 국가별 화장품 수입 실적에서 한국은 2018년까지 프랑스, 미국에 이은 3위였다. 그러나 지난해 미국을 제치고 두 번째 자리에 올랐고 올해는 2위 자리를 보다 확고히 굳히고 있다.
생활 밀착·한국 선호로 확대된 ‘3차 한류’
 
1990년 후반 일본에서는 <쉬리>, <엽기적인 그녀>와 같은 한국 영화가 인기를 모았다. <겨울연가>, <대장금> 등 한국의 드라마도 공전의 히트를 했다. 이른바 ‘1차 한류’로,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한국의 대중문화에 대한 관심이 고조됐다.
 
2000년 중반 이후론 K-팝이 일본 무대를 주름잡았다. 동방신기, 카라, 소녀시대, 빅뱅 등 K-팝 스타들이 젊은 세대에까지 영향을 미치며 ‘2차 한류’ 붐을 이끌었고 BB크림, 쿠션팩트와 같은 아이템을 앞세워 한국산 화장품이 존재감을 드러냈다.
 
2010년을 기점으로 한동안 잠잠했던 일본 내 한류는 2017년을 전후해 재점화됐다. 국내 아이돌그룹에 일본인들이 결합하고 BTS를 비롯해 세계적 인기의 K-팝 스타들이 등장하면서 ‘3차 한류’가 시작된 것이다.
 
이번 ‘3차 한류’는 SNS를 중심으로 한 화제성과 확산성이 보다 강력하며 특히 10~20대 젊은 여성을 위주로 한국 선호 현상이 뚜렷하다는 평가다. 한국인의 모든 것을 좋아하고 따라 하려는 이들에 의해 ‘K-팝’, ‘K-드라마’를 넘어 ‘K-푸드’ ‘K-패션’ 그리고 ‘K-뷰티’가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 스타일이 유행하는 가운데 한국산 화장품은 한국스러운 화장과 메이크업을 실현할 아이템일 뿐만 아니라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우수한 품질, 저렴한 가격을 고루 갖춰 각광받고 있다. 다만 일부 품목에 집중된 인기는 리스크가 크다는 지적이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은 지난 1월 발간한 ‘글로벌 코스메틱 포커스-일본편’을 통해 “현재 일본에서 인기인 한국산 화장품 가운데 다수는 유행에 민감하고 비교적 소비 주기가 짧은 메이크업 제품이나 마스크팩에 편중돼 있다”며 “기초 스킨케어 제품들은 상대적으로 고객 충성도가 높고 제품 수명 주기가 긴 장점이 있는 만큼 K-뷰티 붐을 기초 케어 부문으로 폭넓게 확대하고 스테디셀러를 정립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에서 열린 ‘KCON’ 행사장을 찾은 현지인이 국내 화장품 브랜드의 메이크업 시연 행사에 참여하는 모습 (사진 CJ E&M)
일본에서 열린 ‘KCON’ 행사장을 찾은 현지인이 국내 화장품 브랜드의 메이크업 시연 행사에 참여하는 모습 (사진 CJ E&M)
에디터 김도현(cosgraph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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