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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는 ‘K-뷰티’ 덕분? 화장품 상표 출원 ‘매일 57개씩’
  • 김도현 에디터
  • 승인 2020.07.27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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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간 국내 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상표를 출원한 곳은 어디일까?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인 삼성전자도, 온라인 시대를 맞아 전방위로 사업을 확장 중인 네이버나 카카오도 아니다. 주인공은 화장품 기업인 LG생활건강이다. 특허청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2015년에서 2019년까지 5년간 무려 4,698개의 새로운 상표를 출원했다.

LG생활건강의 화장품 시장 맞수인 아모레퍼시픽도 만만치 않았다. 같은 기간 2,391개의 상표를 출원했다. 두 기업은 최근 5년간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상표를 낸 기업 1위와 3위에 각각 이름을 올렸다. 로드숍 브랜드들도 새 상표 등록에 몰두했다. 더페이스샵이 975건, 미샤가 758건, 토니모리가 716건의 출원 건수를 기록했다.

한류 열풍과 함께 글로벌 시장에서 ‘K-뷰티’가 크게 주목받고 화장품이 새로운 수출 효자 품목으로 떠오르면서 화장품류 상표 출원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2014년 15,017개이던 출원 건수가 2019년 20,956건으로 39.6% 증가했다. 2019년을 기준 삼으면 매일매일 57개 이상의 새로운 화장품 상표가 출원되고 있는 셈이다.

화장품류(3류) 상표 출원 동향 (자료 : 특허청)
화장품류(3류) 상표 출원 동향 (자료 : 특허청)

LG생활건강이나 아모레퍼시픽과 같은 대기업이 압도적으로 많은 수의 상표를 내고 있음에도 오히려 비중은 축소되고 있다. 업계의 중소기업은 물론 개인들까지 상표 출원 대열에 가세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기업 형태별 화장품 상표 출원비중을 살펴보면 대기업 비중은 2015년 11.8%에서 2019년 5.8%로 절반 가까이 감소한 반면 중소기업 비중은 34.5%에서 39.2%로, 개인의 비중은 34.1%에서 37.1%로 증가했다.

기업 유형별 화장품류 상표 출원 동향 (자료 : 특허청)
기업 유형별 화장품류 상표 출원 동향 (자료 : 특허청)

온라인을 통한 유통·판매가 활성화돼있고 자체 생산시설이 없어도 OEM·ODM 업체 위탁생산을 통해 누구나 수월하게 제품을 만들 수 있는 등 화장품 시장의 진입 장벽이 낮은 덕분이라는 게 특허청의 설명이다.

특히 요즘엔 비대면 온라인 쇼핑 수요가 증가하면서 해시태그나 키워드 검색을 통해 소비자들이 다양한 브랜드를 손쉽게 접할 수 있고 블로그 후기 등을 입소문을 타면 신생 브랜드라도 큰 인기를 모을 수 있다는 점이 더더욱 많은 기업과 사업자를 화장품 시장으로 끌어모으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국내 화장품 상표 중 현재까지 권리를 유지하고 있는 가장 오래된 상표는 ‘태평양(太平洋)’인 것으로 밝혀졌다. 1959년에 등록되어 71년째 유지 중이다. 최초의 화장품 상표는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인 1920년에 등록된 ‘박가분(朴家粉)’이다. 박가분은 얼굴을 하얗게 해주는 백분이 얼굴에 잘 부착되도록 가공·판매하여 당시에는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유해성분으로 인한 품질 문제와 유사품 및 짝퉁제품 잇따라 등장하면서 박가분은 일찌감치 시장에서 자취를 감춘 형편이다.

박가분(朴家粉)과 짝퉁(유사품) 촌가분(村家粉)  (자료: 근현대디자인박물관)
박가분(朴家粉)과 짝퉁(유사품) 촌가분(村家粉) (자료: 근현대디자인박물관)

특허청은 화장품류 상표 출원 시 △색상, 원재료를 나타내는 단어로만 구성하거나, 비슷한 색채를 결합해 객관적인 의미가 상품의 색채를 표시하는 경우 △타인의 저명한 상표를 출원상표에 포함하는 경우 △‘Cushion, VASELINE, 비비’처럼 거래계에서 화장품의 보통명칭이나 관용명칭으로 사용되는 경우 등은 심사 단계에서 거절될 가능성이 매우 높으니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특허청 문삼섭 상표디자인심사국장은 “코로나 19에 대한 적절한 대응으로 K-브랜드의 위상이 더욱 높아졌고 비대면 시대를 맞아 온라인 거래 규모가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브랜드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될 것”이라며 “특허청은 중소·벤처기업 및 개인사업자들이 상표권을 쉽고 빠르게 획득해 국내외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으로 소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에디터 김도현(cosgraph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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