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하기
포스트코로나, 뉴노멀을 말하다 ⑥전쟁보다 무서운 코로나19에 대항해 할 수 있는 아주 작은 활동
  • 성재희
  • 승인 2020.09.04 14:1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페인 그라나다 대학교 호세 마리아 고메드 교수는 몇 년 전 인간의 폭력성에 관한 연구를 발표했다. 호랑이나 침팬지 등 포유류들이 얼마나 종족을 죽이는가 혹은 서로의 목숨을 앗아갈 정도로 폭력적인가 등을 조사했다. 그렇게 인간을 포함해 총 1024종의 포유류가 폭력성을 드러냈는데 동족을 전혀 죽이지 않은 종이 있는가 하면 유난히 서로를 죽이는 종도 있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인간의 폭력성이 다른 포유류보다 평균 6배나 높았다는 사실이다.

무엇이든 더 갖기 위해 전쟁을 하거나 범죄를 통해 인간이 인간을 살해하는 일은 지금도 지구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러한 전쟁 상황을 보노라면 결국 인간이 이 아름다운 지구를 멸망시킬 수도 있겠다는 두려움마저 든다.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코로나19 사태는 올해 초만 해도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중국 우환에서 처음 발병했을 때만 해도 우환 바이러스라고 부를 만큼 남의 나라 일로 여겨졌으나 지금은 전 세계에서 하루 30만 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하고 전쟁 이상으로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앗아가는 위협적인 존재로 자리했다.

물론 각종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바이러스가 인류에 위협적인 것은 알고 있었으나 막상 현실로 겪어보니 바이러스 하나에 전 인류가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는 상황이 개개인에게 엄청난 공포감을 준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무서운 것은 개인의 삶이나 미용실에서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이나 이후를 대비할 뾰족한 대안을 마련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그저 매일 확진자 수를 확인하고 슈퍼전파자에 공분하는 것, 손 잘 씻고 마스크를 챙기며 고객용 마스크와 각종 위생용품을 준비할 뿐이다.

또 고객에게 수시로 ‘방역을 완료했으니 안심하고 나오시라’라는 문자 발송 정도밖에는 선도적으로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는 것 같다. 그저 코로나19를 피해 조촐하게 휴가를 다녀오는 직원들이 고맙고 아직까지 확진자가 없도록 조심해주는 직원들이 감사할 뿐이다.

더 고마운 것은 이런 상황에서도 찾아오는 고객이다. 디자이너들에게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가장 크게 깨달은 바가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고객의 소중함이라고 했다. 그 고마운 고객들을 즐겁게 해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를 고민하다 월급날 VIP 고객들에게 “고객님 덕분에 오늘 월급 잘 받았습니다. 제가 커피 한 잔 쏘겠습니다” 하는 문자와 함께 별다방 커피 쿠폰을 보내드리는 이벤트를 기획하게 됐다.

그 결과 그동안 했던 그 어떤 마케팅보다 고객들 반응이 좋았다. 방문한 고객들 분위기도 그 어느 때보다 화기애애한 것은 물론, 더 큰 답례를 해오는 고객도 있었다. 디자이너들이 자비를 들여 하는 이벤트였지만 “이번 이벤트 아이디어를 낸 사장님이 고맙다” “진작 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라고 할 정도로 신이 나 있어서 기획자 입장에서도 코로나 때문에 빠져있던 무력감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었다.

겨울엔 바이러스, 여름엔 박테리아라는 정설도 깨뜨린 무시무시한 코로나 팬데믹 시대에 영세자영업자로서 할 수 있는 일은 이런 정도밖에 없지만, 이런 작은 활동이 코로나를 극복하는 힘으로 이어지고 우리를 더 강한 조직으로 만들어주지 않을까 생각하는 2020년 힘겨운 여름이다.  

박갑수 (주)케이폼 대표

박갑수 ㈜케이폼 대표 남들과 다르게 미용실 사업을 하겠다는 허세로 시작한 미용사업이 벌써 11년째지만 큰 무리 없이 자영업자의 삶을 살고 있다. 나름의 비전과 미진한 실행력으로 영업 데이터보다 직원 교육 자료를 더 만들고 뷰티업계의 스탠다드한 살롱을 만들고자 별다방 닉네임도 ‘뷰티 스탠다드’를 쓰고 있다. 뷰티칼리지와 이철헤어커커, 마끼에 운영 중. 

에디터 성재희(beautygraphy@naver.com)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