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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코로나, 뉴노멀을 말하다 ⑨미용실 도산 위기에 괴로워하는 미용사가 살아남는 이야기
  • 성재희
  • 승인 2020.09.09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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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해 지금것 겪어보지 못한 환경에 처해 있다. 마치 눈을 가리고 에베레스트에 오르려는 것과 같은 경험이다. 앞으로 닥칠 일이 눈사테인지 폭풍우인지 낭떠러인지 모르겠다. 답답한 것은 그 누구도 속 시원한 전망이나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석학들도 코로나19 확산이 글로벌 금융위기와 9.11 테러를 합친 것 이상의 충격으로 글로벌 경제에 퍼펙트스톰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우리 미용업은 대면 접촉이 필수인지라 "가고 싶지만 괜찮을지 모르겠다"는 고객들 반응으로 한동안 힘들었다. 프랑스나 일본처럼 휴업을 강제하고 있지 않은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고객들을 방문하게 만들기 위해 우리 미용업계는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필자가 운영하는 브랜드의 한 미용실 경영자는 정부의 재난지원금 지급 시기에 맞춰 고객들에게 미용실 재난지원금 사용방법 안내와 더불어 정액권 유도로 코로나19 이전 매출을 상회하는 성과를 이뤘다. ‘어려운 길도 방법은 있다’라는 말이 이럴 때 어울릴 것이다. 
 
프랑스는 지난 3월 17일 외출 금지령을 발령하고 약 2개월간 식품점, 약국, 은행 등 생활에 필요한 사업체를 제외한 모든 점포와 시설의 휴업을 진행했다. 미용실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도 프랑스의 한 미용사 니콜라는 스마트 폰을 이용해 고객들과 소통을 이어나갔다.
 
니콜라는 고객이 처한 상황부터 떠올렸다. ‘헤어 컬러는 퇴색하고 머리카락이 자라 뿌리 부분에선 흰 머리가 보일 것이다.’ 고객을 이런 상태로 방치할 수 없다는 생각에 무료로 홈컬러링 하우투 영상 서비스 「Ma Visio Color」를 시작했다. 영상을 올리기 시작한 것이 휴업 일주일 후부터였다.
 
컬러리스트가 고객의 모발 상태에 따른 염색 방법을 어드바이스하고 아울러 각자에게 퍼스널라이즈한 염색약이나 케어 제품 등을 추천했다. 염모제나 도구 구입 희망자에게는 바로 배송하고(파리 시내는 1시간) 튜토리얼 영상을 메일로 전달해 고객이 영상을 보며 염색할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신규 고객의 문의도 증가해 2개월간 600건의 컨택트가 있었다고 한다. 매출은 4만5,000유로(약 6,200만 원)로, 통상 영업의 20% 이하 정도였지만 모든 살롱이 휴업하고 있는 상황을 생각하면 무시할 수 없는 금액이다. 무엇보다 ‘고객과의 연결고리를 마련한 것’이 가장 큰 가치일 것이다. 
 
코로나19라는 재앙으로 인해 시간이 많아진 미용사들이 온라인으로 여러 가지를 궁리하는 모습이다. EC사이트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SNS나 유튜브를 활성화하는 헤어 디자이너와 미용실이 크게 늘었다. EC사이트에 ‘30분 모발 고민 카운슬링’이나 ‘앞머리 커트 강좌’ 등을 판매하고 Zoom을 활용하는 미용사들도 보인다. 이밖에도 경영 공부, 기술 트레이닝, 홍보, 광고 스킬 향상 등 남는 시간을 알차게 사용한 이들로 인해 향후 미용실의 경영 형태는 보다 다양해질 것이라는 기대감마저 든다.
 
‘플랫폼’, ‘언택트’, O2O, 홈코노미, 에고이즘 등 코로나 시대를 대변하는 모든 단어를 뛰어넘을 수 있는 미용업 본연의 가치를 찾는 것이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다. 이런 노력만으로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걱정이 없는 건 아니다. 생존을 위한 각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많은 미용실이 도산의 위기에 빠졌다. 전례가 없기 때문에 해결책 또한 묘연하다. 하지만 ‘위기에서 기회를 찾으라’는 격언처럼, 어려운 시기를 도리어 성장의 모멘텀으로 삼을 수 있으리라 믿는다.
 
(주)뷰쎄 신용진 대표

신용진 미용 좀비 퀴뤼오스. 성공을 함께 하는 헤어살롱 제오헤어, 프랑크프로보 운영. 영화 <웜바디스>의 ‘R’처럼 영원한 육체와 따뜻한 심장으로 미용계를 씹어 먹고자 하는 육식남.

에디터 성재희(beautygraph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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