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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코로나, 뉴노멀을 말하다 ⑩비대면 시대,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치 않는 살롱의 가치
  • 성재희
  • 승인 2020.09.09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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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아침, 가장 감사한 일이 무엇입니까?” 최근에 한 살롱 강의 오프닝 주제다. “함께 모여서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합니다.” 한 파트너의 말에 순간 뭉클해졌다. 바야흐로 비대면, 비접촉 시대다. 함께 모이고 만날 수 있는 것 자체로도 감사한 시대다.

 

고객을 대면하는 미용업계는 다른 업종에 비해 그나마 직업적 혼돈이 덜하다. 전체적인 업무 시스템을 해체하고 혁신하는 정도는 아니기 때문이다. 비대면 시대에도 고객이 찾아오고 서로의 안위를 물으며 헤어스타일과 감성을 디자인해줄 수 있는 것은 엄청난 축복이다. 

 

“코로나로 인해 매출이 떨어질까요?” 재난 지원금의 수혜를 입은 5월을 제외하고도 전년 대비 매출이 성장한 살롱과 헤어 디자이너도 있다. 이 시기에 성장한 살롱을 살펴보면 기술 향상에 투자하고 시그너처 메뉴나 신상품 메뉴를 개발하는 등 끊임없이 교육 투자에 공을 들였다.

 

코로나19에도 성장하는 헤어살롱은 고객에게 기술 서비스 외에도 줄 수 있는 가치가 무엇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코로나19는 잠시 스쳐가는 것이 아니다. 이후에도 다른 형태의 바이러스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그러므로 헤어살롱에서만이라도 고객들은 심리적 안정과 일상의 평온함을 경험할 수 있어야 한다.

 

비대면 시대에서 변하지 않아야 할 것이 있다. 첫째, 헤어살롱의 안전한 ‘환경 관리력’이다. 구성원 전체가 세이프티 매니저(Safety Manager)가 되어야 한다. 요즘처럼 환경관리에 대해 민감할 때 청소는 기본 중의 기본이다. 디테일한 관리로 고객의 안전 욕구를 채워주어야만 선택받는 살롱이 된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소독과 위생을 관리해 고객이 안심하고 살롱에 방문할 수 있도록 SNS를 통해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곳이 늘었다. 그런데 막상 살롱을 방문하면 기본적인 청소도 되어 있지 않은 곳이 많다. 냉정하게 꼬집자면 ‘눈 가리고 아웅’ 또는 ‘청결 상태를 디테일하게 보는 눈’이 없기 때문에 청소할 줄을 모른다. 소독 이전에 구성원 전체가 보물찾기하듯 청소할 곳을 찾아내고 그 항목을 시간대별, 일별, 주별, 월별의 환경 관리 체크리스트를 작성하길 추천한다.

 

고객의 얼굴을 털어주는 스펀지의 경우 일주일마다 교체하는 곳이라면 최소 30명 이상은 반복 사용하게 된다. 이 사실을 고객이 인지한다면 어떤 마음이 들까? 다만, 세탁이 가능한 것과 가능하지 않은 것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위생 때문에 모든 시술 용품을 일회용으로 소비하는 것은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다. 바이러스 세상의 원인은 바로 환경오염이기 때문이다. 환경보호에 대한 의식을 갖고 샴푸나 염모제, 펌제 등을 오남용해 버리는 일 없도록 관리하는 것부터가 미용실 세이프티 매니저가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일이다.

 

헤어살롱의 고유 기능에는 ‘고객과의 마음 소통’이 있다. (셔터스톡 이미지)

두 번째, 소통의 관계력이다. 미국 사회심리학자인 직 루빈이 쓴 논문 ‘기차에서 만난 이방인 현상’에 따르면 잘 알지 못하는 누군가에게 속마음을 털어놓음으로써 해결책이나 조언을 구하지 못하더라도 그 자체로 위안과 위로를 얻는 관계에 대해 설명한다. 헤어살롱의 고유 기능에는 ‘고객과의 마음 소통’이 있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

 

비대면의 반작용으로 되레 희로애락을 툭 털어놓을 수 있는 관계를 필요로 하는 시대가 왔다. 입이 고픈 고객(말하고 싶은)에게 귀를 내어주고, 귀가 고픈(듣고 싶은) 고객에게 입을 열어주자. 고객의 삶에 활력과 에너지가 되어준다면 고객과 우리의 관계가 활짝 필 것이다. 고객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경청의 기술은 비대면 시대에 더욱 강조된다.

 

세 번째, 감각 경험의 디자인이다. 헤어살롱에서 경험하는 감각(오감)은 정서와 직결된다. 고객이 느끼는 정서를 예측해 감성을 디자인 한다면 헤어살롱이 시간을 소비하는 곳이 아니라 시간을 내어서라도 찾아오는 ‘케렌시아(안식처)’가 될 수 있다. 살롱에서 제대로 가꾼 꽃이나 식물을 본 고객은 ‘행복하다’, ‘예쁘다’, ‘기분이 좋다’라고 느끼고 나를 맞이해주는 환영의 준비로 생각할 수 있다. 고객의 시선은 살롱 구성원들이 미처 신경 쓰지 못하는 곳에 가닿을 수 있다는 걸 잊지 말자.

 

또 청각이 예민한 사람들은 흔한 드라이기 소리에도 신경이 곤두설 수 있는데 구성원들의 따뜻한 말 한마디로 누그러질 수 있다. 요란한 댄스 음악보다 잔잔한 발라드나 경음악이 심신의 안정감을 도모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샴푸실에서 따뜻한 물수건으로 목을 받쳐주는 서비스를 예로 들어보자. 따뜻한 온도의 ‘촉각’은 경추의 혈액순환을 도와 근육을 풀어주고 이때 고객은 정서적으로 배려와 편안함을 느낀다.

 

이미 살롱에서 제공하고 있는 사항이지만, 고객은 큰 서비스보다 디테일한 것에서 더 크게 감동한다는 걸 명심하자. 헤어살롱의 구성원들은 오감의 디자이너다. 배려 있는 태도, 음악과 향기의 감각 경험을 디자인하는 것은 단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개념을 넘어선다. 이로 인해 고객이 우리 살롱과 나를 기억하고 다시 찾고 자주 오고 소개하고 싶은 정서적 의미가 부여된다.

 

헤어살롱에 오는 것은 여행을 떠나는 것과 같다. 우리가 여행을 떠나는 이유는 잠시 일상을 벗어나는 휴식이자 설렘, 오감의 감각을 깨워주는 시간과 만나기 때문이다. 마음껏 여행을 떠날 수 없는 비대면 시대. 안전한 환경관리력, 소통으로 만드는 관계력, 감각 경험의 디자인력으로 고객들이 헤어살롱에서 휴식 같은 여행이 되기를 희망한다.

 

오아시스 코칭센터 지현 대표

지현 오아시스 코칭센터 대표이자 원광보건대학교 겸임교수. 리챠드 프로헤어 최연소 점장, 본사 감사직을 하고 아이디헤어 본사 총괄이사를 지냈다. ‘잔소리 대마왕’을 그만두고자 미용인 ‘멈춤’을 선택했으나 결국 그 잔소리를 활자화시켜 책 <매출 때문에 고민입니다>를 펴냈다. 내 삶의 궁극적 가치가 타인의 성공을 돕는 코치라는 것을 깨닫고 헤어살롱 현장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에디터 성재희(beautygraph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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