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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질 뻔한 화장품 공병 모아 ‘바닥재 만들고 예술도 하고’
  • 김도현 에디터
  • 승인 2020.09.17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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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하는 쓰레기와 이로 인한 환경오염은 인류의 생존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위험한 수준에 이르렀다. 그 심각성을 자각한 소비자들은 이제 기업의 환경의식을 구매선택의 주요한 기준으로 삼고 있다.
 
소비자가 바뀌자 기업도 변화하고 있다. 화장품업계도 예외가 아니다. ‘지속가능한 뷰티’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환경보호를 위한 노력에 불이 붙었다. 특히 쓰레기 문제와 불가분의 관계인 포장재를 줄이고 재활용률을 높이는 게 시급한 현안이 됐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해 글로벌 환경기업인 테라사이클과 업무 협약을 맺고 향후 3년간 매년 플라스틱 공병을 100톤 이상 수거해 재활용한다는 방침을 수립했다. 오는 2025년까진 공병 재활용률 100%, 제품 및 집기 적용 비율 50%를 달성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2020년 8월 현재 210만 명이 넘는 고객들이 참여한 가운데 이미 2,100톤에 달하는 공병을 모아졌다. 공병들은 어떻게 사용되고 있을까?
 
롯데면세점 코엑스점 아모레퍼시픽 매장은 플라스틱 화장품 공병을 분쇄해 초고강도 콘크리트와 섞어 만든 소재를 바닥재와 집기 상판에 사용했다.
롯데면세점 코엑스점 아모레퍼시픽 매장은 플라스틱 화장품 공병을 분쇄해 초고강도 콘크리트와 섞어 만든 소재를 바닥재와 집기 상판에 사용했다.
롯데면세점 코엑스점에 들어선 아모레퍼시픽 매장의 바닥은 독특한 소재로 이뤄졌다. 인조석의 일종인 테라조 기법을 응용, 플라스틱 화장품 공병을 분쇄해 초고강도 콘크리트(UHPC)와 섞어 만든 바닥재로 마감한 것이다. 집기의 상판 또한 같은 소재를 활용해 만들었다. 이달에는 현대면세점 무역센터점 매장의 바닥과 집기도 이 소재를 활용해 꾸민다.
 
화장품 공병을 분쇄해 만든 인조석을 사용한 벤치는 충남 태안 천리포수목원에 설치됐다.
화장품 공병을 분쇄해 만든 인조석을 사용한 벤치는 충남 태안 천리포수목원에 설치됐다.
지난 6월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아모레퍼시픽이 선보인 ‘업사이클링 벤치’ 또한 같은 소재로 만든 것이다. 테라조 인조석을 사용하고 플라스틱 화장품 공병으로 등받이를 꾸민 이 벤치는 1m 간격을 표시하고 중간에 화분을 배치해 자연스러운 거리 두기를 유도했다. 1,400여 개의 화장품 공병을 재활용해 만든 벤치는 현재 충남 태안군에 있는 천리포수목원에 설치돼있다.
 
추석 명절용 선물세트의 포장재에도 공병 재활용 원료(PP)가 사용됐다.
추석 명절용 선물세트의 포장재에도 공병 재활용 원료(PP)가 사용됐다.
추석 명절용 선물세트의 포장재에도 공병을 재활용했다. 아모레퍼시픽이 최근 출시한 종합선물세트 ‘도담 9호’의 내부 지지대는 공병 재활용 원료(PP)를 1.3톤 가량 투입해 만든 것이다. 플라스틱 공병을 펠릿으로 제작해 제품 지지대의 원료로 사용한 국내 첫 사례다.
 
아모레퍼시픽은 화장품 공병 1,652개를 활용해 만든 미디어아트 '1652人의 여름들'을 오는 10월 세종문화회관에서 진행하는 ‘그림도시 S#5 Waypoint : 서울’을 통해 공개한다.
아모레퍼시픽은 화장품 공병 1,652개를 활용해 만든 미디어아트 '1652人의 여름들'을 오는 10월 세종문화회관에서 진행하는 ‘그림도시 S#5 Waypoint : 서울’을 통해 공개한다.
공병을 이용한 예술작품도 선보인다. 고객들이 반납한 공병 가운데 1,652개를 활용해 관객참여형 인터랙티브 미디어 아트인 '1652人의 여름들'을 기획한 것. 다채로운 공병 빛과 LED 쇼로 이뤄진 이 작품은 빛바랜 공병들이 예술로 승화돼 자원순환의 의미와 가치를 되새기게 한다.
 
서강대 아트&테크놀로지학과 크리에이티브 컴퓨팅 그룹은 치열하게 살아온 한여름 같은 우리의 시간들을 소중히 ‘기억’하고 ‘위로’하고자 작품을 제작했고 오는 10월 세종문화회관에서 진행하는 ‘그림도시 S#5 Waypoint : 서울’을 통해 대중에 공개된다.
 
에디터 김도현(cosgraph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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