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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제조원 표기 의무 없애자” 21대 국회서도 개정안 발의
  • 김도현 에디터
  • 승인 2020.09.25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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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은 ‘화장품의 기재사항’ 일부를 수정한 화장품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은 ‘화장품의 기재사항’ 일부를 수정한 화장품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21대 국회 통산 두 번째 화장품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첫 번째 개정안은 화장품 겉포장에 사용기한 표기를 의무화하자는 내용이었다. 이번에도 첫 번째만큼이나 업계 내에서, 소비자 사이에서 논쟁적인 이슈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전남 목포, 보건복지위원회)은 지난 16일 동료 의원 11명의 동의를 얻어 화장품법 제10조에 일부 항목을 손본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화장품법 제10조는 ‘화장품의 기재사항’을 규정한 조항이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화장품의 1차 포장(내용물과 직접 접촉하는 포장용기) 또는 2차 포장(1차 포장을 수용하는 1개 이상의 포장과 보호재)에 제품 명칭, 성분, 용량, 제조번호, 사용기한, 가격, 사용 시 주의사항 그리고 영업자의 상호 및 주소 등을 반드시 기재하여야 한다.

문제는 '영업자의 상호 및 주소'다. '영업자'는 화장품제조업자, 화장품책임판매업자 및 맞춤형화장품판매업자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즉 1,2차 포장에 해당 제품을 실제로 만든 OEM·ODM 등의 제조업체와 이들에게 제품을 공급받아 판매하는 브랜드사 등의 판매업체 정보를 함께 기재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 개정안은 '영업자의 상호 및 주소'란 문구를 '화장품책임판매업자 및 맞춤형화장품판매업자의 상호 및 주소'로 바꾸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렇게 되면 화장품을 만든 제조업체 정보는 포장에 기재하지 않아도 된다.

제조업자 정보를 바로 알아볼 수 없도록 하자는 이유는 뭘까? 김원이 의원은 개정안 제안의 이유로 제조업자 정보가 표기됨으로써 화장품 분야 주요 수탁 제조사의 독점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지도가 높은 상위 제조업체 몇몇에 수탁 물량이 쏠리면서 중소 제조사들이 설 자리를 잃고 독과점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 화장품 업계의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화장품 수출에 있어서도 제조업자 표기가 애로로 작용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화장품에 제조원 표기를 의무화한 국가는 몇 되지 않아 수출 절차에 뜻밖의 난관을 초래하거나 내수용과 수출용 제품을 따로 만들어야 하는 낭비를 유발하기도 한다. 또 판매사가 어렵게 수출망을 구축해도 해외업자가 제품에 기재된 제조사와 직접 접촉해 유사한 제품을 만들거나 제조원가를 파악해 납품가 인하를 요구하는 사례가 벌어지기도 한다.

이 때문에 화장품 업계 전반에선 제조업자 표기를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모 화장품 브랜드 관계자는 “화장품 품질관리 및 판매 후 안전관리 의무가 법적으로도, 현실적으로도 판매업자에게 있다.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는 차원에서 오히려 제조사 정보를 제외하는 것이 합리적이다”라며 “제조업자 표기 의무가 폐지되면 브랜드 입장에선 제조사 선택의 폭도 넓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반대편에선 '소비자의 알권리와 선택권'을 앞세우고 있다. 자신의 피부에 사용할 화장품을 어디서 만들었는지 알고픈 게 소비자의 입장이자 권리며 업계가 이를 가장 우선시해야 한다는 논리다. 

모 화장품 쇼핑몰 관계자는 “아직 CGMP(우수화장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가 의무화되지 않은 국내 현실에서 제조업체를 알 수 없다면 소비자의 불안감이 커질 것이다”라며 “화장품에 제조원이 명시되지 않으면 제조자 입장에선 책임감이 떨어지고 그만큼 R&D 투자도 소홀하게 되는 부작용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화장품 제조업자 표기 의무 폐지를 담은 화장품법 개정안은 지난해 10월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부천 소사구, 보건복지위원회)이 대표 발의했으나 20대 국회 임기 종료와 함께 자동 폐기된 바 있다.

에디터 김도현(cosgraph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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