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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업계 쌍두마차, 3분기 실적도 희비 쌍곡선
  • 김도현 에디터
  • 승인 2020.10.30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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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화장품업계를 대표하는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그룹이 2020년 3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국내 화장품업계를 대표하는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그룹이 2020년 3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국내 화장품업계를 이끄는 ‘빅2’의 3분기 경영 성적표에 또다시 희비가 엇갈렸다. LG생활건강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매출 및 영업이익 증가 기록을 이어 간 반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매출과 이익이 함께 급감했다.

‘코로나19 펜데믹’이라는 예기치 못한 사태는 모두에게 초대형 악재였으나 그 충격이 같진 않았다. 두 기업의 차이는 사업적 유연성에서 벌어졌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화장품 외길에서, 전통의 오프라인 유통을 중심으로 국내외 영업 기반을 다져온 아모레퍼시픽그룹에겐 코로나19가 직격탄이 됐다.

화장품과 함께 생활용품과 음료 사업도 비중 있게 유지하며 M&A를 비롯한 사업적 변화에 적극적이었던 LG생활건강은 코로나19발(發) 위기도 기민하게 넘기는 형국이다. 양 기업의 사업 체계와 구조, 운영 방식의 차이가 옮고 그름을 따질 문제는 아니나 급박하고 엄중한 위기 상황에서는 LG생활건강의 경영 시스템이 좀 더 유효했던 셈이다.

LG생활건강 : 매출은 59분기 연속, 영업이익은 62분기 연속 증가

LG생활건강의 2020년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4% 성장한 2조 706억원이다.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이자 2005년 3분기 이래 59분기 연속 증가세다. 영업이익 또한 5.1% 신장한 3,276억원에 달해 2005년 1분기 이후 62분기 연속 증가 기록을 이어갔다. 순이익은 2,317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에 비해 6.7% 늘었다. 장기화한 코로나19 사태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시장 경쟁이 격화됐으나 브랜드 경쟁력을 한창 강화하면서 매출과 이익 공히 성장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상반기 부진했던 화장품(Beauty) 사업에서도 숨통이 트였다. 매출 비중이 큰 면세점 유통에 발길이 끊어졌던 따이공들이 일부 돌아오면서 상황이 나아진 덕이다. 후, 숨37, 로시크숨마, 오휘 등 주요 화장품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는 Beauty 부문의 3분기 매출은 1조 1,4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감소폭을 1.5% 수준에서 방어했다. 영업이익도 1,977억원으로 6.7% 역신장했지만 역시 상반기(-15.3%)보다는 감소폭을 적잖이 줄였다.

생활용품(Home Care & Daily Beauty) 부문에서 운영하는 데일리 뷰티(Daily Beauty) 브랜드까지 합산한 전체 화장품 매출은 1조 4,490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에 비해 5.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도 2.4%가 늘어 2,472억원에 달했다.

데일리 뷰티에는 닥터그루트를 비롯해 피지오겔, 도미나스크림, 실크테라피, 밸먼 등이 포진해있는데 이들 브랜드들이 호황을 누리며 전체 화장품 사업의 반전을 이끈 것이다. 회사 측은 “할인 경쟁이 치열한 시장 상황에 흔들리지 않고 브랜드 자산을 강화하기 위한 원칙을 지키며 브랜드력 및 제품력 위주의 영업을 펼치면서 위기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한편 LG생활건강의 3분기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한 5조 7,501억원, 영업이익은 3.1% 성장한 9,646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 누계 실적을 갱신했다. 누계 영업이익의 개선은 그동안 코로나19로 가장 많이 위축됐던 뷰티(Beauty) 사업의 영업이익 감소폭이 상당 부분 축소되고 생활용품(HDB) 및 음료(Refreshment) 사업이 지속적으로 호조를 보인 게 주효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 매출 23.0%, 영업이익 49.4% 감소

아모레퍼시픽그룹은 2020년 3분기 1조 2,086억원의 매출과 61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23.0%, 영업이익은 49.4% 감소한 수치다. 순이익은 93.7%나 줄어 70억원 수준에 머물렀다.

화장품이 사업의 전부나 다름없는 아모레퍼시픽그룹에겐 코로나19의 영향이 깊고 뼈아펐다. 코로나19에 채널 재정비까지 지속 단행하면서 면세점, 백화점, 로드숍 등 국내 오프라인 채널의 매출 및 이익 하락이 불가피했다는 설명이다.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은 국내 매출이 전년 동분기 대비 28% 준 6,727억원, 영업이익은 57% 감소한 360억원에 그쳤다.

다만 네이버, 11번가, 무신사 등 디지털 플랫폼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라네즈의 ‘네오쿠션’을 비롯해 MZ세대의 트렌드를 반영한 신제품이 좋은 반응을 얻은 건 고무적인 성과란 평가다. 여기에 비레디, 브로앤팁스, 큐브미, 순플러스, 레어카인드 등 신규 브랜드와 미쟝센, 해피바스, 일리윤 등 데일리 뷰티 브랜드들이 매출 신장을 이뤄내며 다소 위안이 됐다.

해외 영업 부문에서도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된 탓에 매출과 이익 모두 부진했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올 3분기 해외사업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3% 감소한 4,232억원, 영업이익은 43% 준 197억원에 머물렀다.

그러나 해외에서도 디지털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온라인 유통에서만큼은 두드러진 성장세를 기록하며 반전의 여지를 남겼다. 특히 중국 온라인 시장에서 럭셔리 브랜드의 매출이 전년 대비 80% 이상 성장했고 간판 브랜드인 설화수가 인도의 뷰티 전문 유통사인 ‘나이카(Nykaa)’와 동남아 최대의 이커머스 플랫폼인 ‘쇼피(Shopee)’에 입점하는 등 글로벌 온라인 시장 공략에 주목할만한 성과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게열사별로 3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주력인 아모레퍼시픽은 매출 1조 886억원(전년 동기 대비 –22%), 영업이익 560억원(-48%)을 기록했다. 브랜드숍 사업을 전개하는 이니스프리와 에뛰드의 매출도 각각 38%와 33% 감소해 803억원과 266억원에 그쳤다. 이니스프리는 영업이익이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고 에뛰드는 그 폭이 다소 줄었을 뿐 여전한 적자였다.

에스쁘아 또한 매출이 102억원(-22%)에 그치며 적자를 봤다. 더마 코스메틱 브랜드를 운영하는 에스트로는 매출이 216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12%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80% 증가한 7억원을 달성했다. 헤어케어 사업을 펼치고 있는 아모스프로페셔널은 매출 172억원(-13%), 영업이익 39억원(-12%)을 기록했다.

한편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3조 6,68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3% 줄었다. 영업이익은 1,652억원으로 62.1%, 순이익은 1,617억원으로 62.9% 감소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남은 하반기 동안 새로운 혁신 상품 출시와 온·오프라인 시너지 마케팅을 통해 실적 개선의 교두보를 마련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에디터 김도현(cosgraph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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