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하기
미용실, 심리학을 만나다 ③ 오래오래 행복하고 싶다면 ‘이것’ 하라
  • 최은혜
  • 승인 2020.11.09 09:2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하버드 커뮤니티에 게재되어 있는 연구*1)에 의하면 우리는 누군가에게 기부를 할 때, 그 사람과 관계가 깊을수록 정서적 보상을 더 크게 느낀다고 한다. 즉, 우리가 전혀 모를 사람을 도울 때보다 친구나 아는 사람을 도울 때 더 큰 기쁨을 느낀다는 것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그래서 심리학에는 *사회 심리학이라는 분야가 있다. 한 사람이 아닌 여러 사람의 행동을 분석하고 연구하는 분야다. 우리는 타인을 의식하며 산다. 인간이 집단을 이루고, 그 집단에 소속되어 상호교류하고 살아가는 것을 볼 때 예쁜 옷을 사거나 예쁜 헤어스타일을 하는 것이 온전히 ‘자기만의 만족’을 위한 소비라고 할 수 없다.

심리학의 하위 분야에는 *소비자 심리학이라는 분야가 있다. 이는 소비자의 행동을 연구하는 분야로 개인의 소비 행동이나 집단의 소비 행동을 연구하는 분야다. 상황별로 다양한 소비 형태가 있는데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과시적 소비’이다. 직관적으로 해석하면 남에게 보이기 위해, 우월감을 위해 소비하는 것이다. 과시적 소비가 나쁜 것만은 아니다. 우리의 과시적 소비심리와 욕구를 이용해 많은 기업들이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그 광고를 통해 구매 결정을 하기 때문에 나쁘다고만은 할 수 없다. 

과시적 소비를 설명하기 가장 좋은 예는 명품 백, 수입 차다. 집은 없어도 좋은 차는 타야 하고, 연봉을 능가하는 가방이라도 메고 싶은 인간의 욕구, 그 깊은 내적 동기는 타인을 의식하는 시선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러나 우리가 만약 무인도에 산다면 과연 명품 백과 수입 차를 소유하고자 하는 욕구가 생길까?

과시적 소비는 우리가 처한 환경에 영향을 받는 소비 형태로 볼 수 있다. ‘나는 단지 나 자신의 만족을 위해서 명품을 산다’라고 하는 이들도 집에서 명품을 모셔두고 쳐다만 보려고 구매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에 걸맞은 옷을 차려입고 사람들 사이를 지나다닐 때 그 소비에 대한 더 높은 만족도를 느낄 테니까. 이 때문에 명품 백, 수입 차 광고는 우아한 모델들을 섭외해 매혹적인 몸짓과 눈빛으로 거리를 거닐거나 사람들 사이를 지나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다. 마치, “이것 하나면, 세상의 주인공은 바로 ‘네’가 될 거야!”라고 외치는 것처럼.

우리의 일상 속에서 예를 들어보겠다. 우리나라에 커피 문화가 정착되기 시작할 무렵부터 ‘커피 치고 다소 높은 가격(당시 한 끼 식사와 맞먹는 가격)’을 책정함으로써 ‘스타벅스 컵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 = 비싼 커피를 먹는 사람’ 또는 ‘왠지 모를 멋짐이 폭팔하는 전문 직업을 가진 사람’이라는 생각을 심는 것에 성공했다. 스타벅스 컵을 들고 잠시나마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며 ‘멋짐 폭발’을 추구한 적이 없다면 진정한 ‘엄지척’을 올려주고 싶다. 

이와 같이 과시적 소비가 일종의 동기부여가 되어 소비를 촉진하기도 하는데 사람을 만나지 못하는 요즘과 같은 경우 치장을 위한 소비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타인을 의식하는 소비는 우리가 처한 환경에 따라 큰 영향을 받는다. 요즘은 행복해지기 위한 소비, 기분 전환을 위한 소비가 쉽지 않다. 이런 암담한 시국에 필자는 “당신이 진정으로 행복해지고 그 기분이 오래도록 유지되는 방법”이라는 반가운 정보를 전하려고 한다.

하버드 커뮤니티에 게재되어 있는 연구*1)에 의하면 우리는 누군가에게 기부를 할 때, 그 사람과 관계가 깊을수록 정서적 보상을 더 크게 느낀다고 한다. 즉, 우리가 전혀 모를 사람을 도울 때보다 친구나 아는 사람을 도울 때 더 큰 기쁨을 느낀다는 것이다.

연말이 가까워질수록 우리는 기부하라는 요청에 자주 노출된다. 지속적으로 기부를 하는 기관이 있는데 직접 기부 대상자에게 기부하는 것이 아니라 기부 단체를 통한 기부여선지 의외로 정서적인 만족이 크지 않았다. 하지만 직접 지속적으로 후원하고 있는 두 가정은 후원으로 인한 정서적 만족뿐만 아니라 책임감까지 느껴진다. 경험적으로 볼 때 매우 의미 있는 연구를 찾은 것 같아서 내심 기뻤다.

최근에는 사업장 내에서도 물품 기부를 시작으로 기부 행위를 확대하고 있다. 고객 중 28년 경력의 아동 복지 센터의 복지사가 있다. 하루는 자녀들의 옷과 소지품을 정리하던 중 새것과 같은 물품을 보며 그녀가 위탁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되어 조심스럽게 의견을 물어보았더니 흔쾌히 동의해 주었다. 이것을 계기로 좀 더 많은 사람들과 행복을 나누고자, 주변 지인들과 고객들, 블로그에 공지해 물품을 모아보기로 했다.

사업 수익을 비영리사업에 사용하는 것은 필자의 오랜 꿈이기도 하다. 작은 시작으로 이 꿈을 이룰 수 있을 수도 있을 것 같아 코로나19로 시렸던 마음이 따뜻해져왔다. 꼭 돈을 기부하는 것이 아니라, 물품 기부의 개념이니 오해가 없길 바란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나를 위한 소비’보다 ‘타인을 위한 소비’에 대한 정서적인 만족감이 더 오래 간다는 연구 결과*2)도 있다. 즉, 선물을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더 기분 좋게 한다는 말이다.

현실 속 ‘나’의 모습이 어둡고 힘든가? 그렇다면 주변을 한번 둘러보자. 나에겐 필요 없는 것이지만 절실히 필요한 사람이 있을 수 있다. 집에 방치된 선물용 샴푸와 스팸, 작게는 빗, 향수, 로션, 사이즈가 맞지 않는 옷 등 다양하다. 이것을 ‘대가 없이 나눔’으로써 풍요롭고 행복한 감정을 선물로 받을 수 있다. 그것도 오래. 한 해가 지나고 있는 지금, 당장 내가 가질 수 없는 것을 생각하며 불행해하지 말고 ‘작은 나눔’을 실천해 누군가에게 행복을 선물하면 어떨까? 

[용어 정리] *소비자 심리학: 응용심리분야이며 소비자의 생각과 행동을 연구하는 심리학 하위 분야. 
*사회 심리학: 사회가 개인 및 집단의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분야.

[참고 문헌] 1) Does Social Connection Turn Good Deeds into Good Feelings?: On the Value of Putting the “Social” in Prosocial Spending. Lara B. Aknin, Elizabeth W. Dunn, Gillian M. Sandstrom, & Michael I. Norton. International Journal of Happiness and Development 1, no. 2 (2013): 155–171. 
2) O’Brien, E. & Kassirer, S. (2019). People are slow to adapt to the warm glow of giving. Psychological Science, 30(2), 193-204.

에디터 최은혜(beautygraphy@naver.com) 글, 그림 최민(뷰티봄)


관련기사